여름 휴가를 집에서만 보냈다.
다른 곳에 가려고 하니 돈도 없고
사실 집앞에서 택시타고 3천원이면 해수욕장이 있다.
처음 이사왔을 때는 여름에 자주 갔었다.
올해는 가끔 갔다. 하여간 여름 휴가는 지났지만 무더위는 계속인 요즘이다.
얼마 전 쉬는 날이었다.
집이 더워서 책들고 아내와 동네 카페베네에 갔다.
처음해보는 건데 그리 시원하지는 않았지만 덥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너무 시끄럽다.
무슨 목소리가 그리들 큰지...
아이들, 아줌마들, 청소년들, 모두 무지 떠들고 있었다.
거기에 음악까지....
실내 음악이 커지면 사람들 말소리도 커진다.
음악을 줄이면 사람들 목소리도 좀 작아지곤 한다.
알바생에게 음악 좀 줄이라고 하고 앉아서 책을 보는데
사람들 목소리는 여전하다.
다음에는 귀마개를 가져와야겠다.
수도권에서 대중교통 이용할 때나 큰소리 나는 곳에서 사용하던 건데
여기 있다보니 귀마개 생각이 간절해 진다.
다음에는 반드시 귀마개를 가지고 와야지 하고 다짐하면서 책을 읽었다.
<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신영복 님 글은 특유의 조용함이 있다.
읽는 이를 차분하게 하고 사색하게 한다.
책을 읽는데 오대산에 있는 상원사 종소리 얘기가 나온다.
문득 예전에 가수 김현식이 종소리 들으려 절들을 돌아다녔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시끄러운 소리 가득한(특히 여자들 소리 가득한) 카페베네에서 떠나
조용한 산사 종소리를 찾아가고 싶어졌다.
기억나는 글귀 몇 줄...
<그러나 오늘 내내 지울수없는 생각은 비록 그것이 역사의 꽃이 된다고
하더라도 모든 죽음은 거대한 상실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우리들이 두고두고 통한의 아픔으로 메워야 할
거대한 함몰이 아닐 수 없다>
<허균의 "호민론"
항민은 순종하며 부림을 당하는 백성,
원민은 윗사람의 수탈을 원망하지만 나서지 못하는 나약한 백성,
호민은 사회부조리를 꿰뚫고 때를 기다렸다가
백성들을 조직•동원하여 사회변혁을 영도하는 사람.
신영복 님
"체제와 주류 이데올로기에 포섭되지 않고
주체성과 저항성을 확보하고 있는 민중이 호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민중은 실체가 없는,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단어라고 생각되곤 하지만
실재하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민중의 이로움과 해로움을 얼마나 반영하며
그것을 이루어 갈 길을 얼마나 뚜렷이 제시하는가!
그것이 참 중요한 것이라고 이해하며
살아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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