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장 만들기
Sound Reinforcement Handbook
몇년전에 심적 충격을 크게 받은 일이 있었다.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지냈다. 화도 나고, 의기소침해지고... 적당히 표현할 말이 없었다.
그때 무지 갑갑하게 지내다가 눈에 띄인 말.
'자중자애'
술을 끊었다. 나를 바로 잡기로 했다. 영어 공부 하자. 음향분야 원서를 읽자.
음향 공부를 시작했을 때 한 선생님이 YAMAHA 의 Sound Reinforcement Handbook 을 추천하면서 100번만 읽으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 음향에 대해서 기본은 완전히 알게 될 거라고하면서...
언젠가는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어 원서였고 영어실력이 중학생 수준도 안되는 나는 여러번 시도했지만 앞부분 몇 십 페이지만 읽다가 그만 두곤 했었다.
결심했다.
일단 무식하게 닥치는 대로 해보자. 하루에 1~2쪽 씩 읽어보자!
너무 영어 실력이 안되서 그것도 어려웠다.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읽어 나갈 수가 없었다.
단어 찾다가 몇시간이 흘렀다.
그만 둬야 하나?
무식하게 닥치는 대로 해보자는 결심을 떠올렸다. 단어장을 만들자!
다음 어학사전을 이용하기로 했다.
단어장을 만들 수 있고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그것을 엑셀로 만들었다. 엑셀을 할 줄 몰라서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것만 익혔다. 계속 같은 작업을 해야 해서 매크로 만드는 법도 익혔다.
하루에 1~2쪽 씩 단어장을 만들었다. 휴일은 쉬면서 가끔 건너뛰기도 하면서......
지루했다. 하지만 이거라도 해야 한다, 이렇게 계속 하다 보면 400쪽 넘는 이 책의 단어장 만드는 일도 결국 끝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읽기 시작하면 100번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엔 무엇인가 발전한 내가 있을 것이다......
끝났다.
2016년 5월 16일에 시작해서 2017년 5월 30일 까지 1년 조금 더 걸렸다.
A4 용지에 프린트 했더니 양이 꽤 된다. 흑표지 3권으로 나눴다.
흑표지 단어장을 옆에 두고 읽기 시작했다.
만든건 좋았지만 읽는데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단어를 모르는데 뭘 읽을 수 있겠나. 마음이 어지러워서 어쩔 줄을 모르고 지내던 차에 마음을 다스리려고 시작한 일인데 어쨌건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일을 한건 확실하다.
언젠가는 쓰일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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