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가 좋다는 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걸까.
도구의 발달이 인간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지만
생활하면서 정말 큰 도움을 받고 있는지는 자주 느끼지 못한다.
요즘에 음악을 컴퓨터에 옮기고 컴으로 듣고 있는데
방금 내 헤드폰으로 오랜만에 들어봤다.
웬만한 컴퓨터 한 대 가격의 인터페이스(UAX220-Mic)에 몇 년 전에 맘먹고 구입한
젠하이저의 HD 25-1 ...
헤드폰을 샀을 때도 느낀거지만 정말 좋은것 같다.
더 비싼 헤드폰이 있고 더 잘 들리는 것도 있겠지만
당시의 나에게 HD 25-1 은 충격이었다.
소니의 7506이나 젠하이저의 HD 25-1 SP를 듣고 있다가
뒤에 붙은 SP가 없는 걸 들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안들리던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어떤 앨범의 보컬 소리에 리버브가 들리고 있지 않은가...
방금도 그랬다. 전혀 신경쓰지 못하던 베이스 기타 소리가 뚜렷하게 들리고
패닝까지 들린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좋은 붓은 분명 더 좋은 글을 쓰는데 더욱
기분좋게 할 것 같다.
처음 구입했던 당시에 후배의 MP3에도 꽂고 들어보았다.
그 녀석의 이어폰과 비교해보니 이건 정도의 차이가 어마어마 했다.
그 후배는 이런 것에 관심없었지만 그 후배도 깜짝 놀라워 했다.
지금 처음의 그 놀라움을 조금 기억해 내면서 정말 잘 샀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하는 일 때문에 구입한 거지만 많이 흐뭇하다. 더 좋고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것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위에서 바라본다는 것, 한 번 정도 산마루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
똥물 속이 천국인 줄 아는 구더기, 우물안 개구리, 도토리 키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