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컴에 음악을 넣으려고 한 것이다.
오랫동안 음악을 듣지 않고 지냈다.
예전부터 넓게 듣던 편이 아니라 친구들이 권하는 앨범을 자주 듣는 정도였다.
음악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좋은 앨범들을 들으며 지낼 수 있었다.
작년부터 음악을 시간내서 듣는 일이 거의 없어진 듯 하다. 아마도 일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중요한 이유는 나의 게으름이다. 늘어진 생활이 꽤 오래된 것 같다.
이제 늘어지다 못해 서서히 깨어나려는지 음악들을 일하는 컴에 넣을 생각이 났고
앨범을 뒤적였다. iTunes를 이용해서 AIFF 파일형식으로 여러 장을 넣고 확인했다.
그런데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닉 드레이크의 '핑크문'(닉-드레이크-핑크문)이
재생불가로 나오는 것이다. 비록 원판은 아니었지만 고이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몇 곡이 안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집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본을 찾았지만
집에 백업한 것은 없었다. 이사하면서 정리된 모든 것을 다 뒤졌지만 없었다.
참으로 생각없이 지낸 몇 년 인걸까?
무엇에 밀려서 좋은 음악도 못 챙기고 지냈을까?
그만큼 중요하고 바쁜 일이었다고 생각을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약간의 짜증이
올라온다. 많은 것을 기억하며 지낼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좀 더 깨어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참에 앨범들을 정리하고 아예 닉 드레이크의 '핑크문'을 사기로 했다.
Hot Tuna의 'Hot Tuna'도 끼워서 같이...
예전에 서우영이 1집 내고 얼마 안되었을 때 라디오에 나와서 통기타 하나로
놀라운 노래를 했었다. DJ가 소개할 때 느낌이 와서 바로 테이프에 녹음을 했었다.
(음악 조금 좋아하던 사람들이면 과거에 나처럼 공테이프를 항상 카세트에 꽂아두고
느낌이 오거나 기다리던 곡을 DJ가 소개하면 재빨리 녹음 버튼 누르던 기억이 있을것이다.)
바로 Hot Tuna 1집 첫 곡인 'Hesitation Blues' 이었다. 테이프에 녹음한 것이어서
지금은 듣기 어렵다. 그때 듣기에는 서우영이 훨씬 좋게 들렸다. 이젠 서우영이 치는
통기타와 그 목소리로 들을 수 없겠지만 (혹시 그가 공연을 한다면 팬 서비스로
할 수도 있겠다.)
그의 통기타와 목소리는 '압구정 락앤롤'로 만족하고 Hot Tuna 원곡을 주문했다.
음악이건 다른 예술이건 생활과 가깝게 지내면 반드시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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