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1일 월요일

박영선과 유족들 면담을 보고...

박영선이 항복을, 완전한 백기투항을 한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화가 난다. 

박영선은 뭔가를 이루어내겠다는 공명심과 영웅심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방법을 찾았을 것이고 그 방법을 찾느라 유족들을 중심으로 모아져 있는 민중의 요구를, 민중의 힘을 전혀 생각지 않았다. 자기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방법에만 빠져서 중심을 놓치고 기술에 치우친것 같다. 이렇게 나오면 저렇게 하고, 저렇게 나오면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기술에 대한 것만 생각했다. 정치라는 것을 정치인 몇명의 기술 싸움, 사기치는 걸로 생각한 것이 아닐까?

정치는 사기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어느 편에 서서, 어느 편의 이익을 대변하고 그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힘을 모아서 어떻게 나아갈지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 실천을 하는 과정에서 세밀한 조직운영과 조직력 같은 것이 필요할 것이다. 정치하다 보면 민중을 까먹고 저만 잘난줄 알고, 어느 편에 서야 할지를 잊는 경우가 있다. 이번이 그런 걸로 보인다. 자기만 (이번에는 자신의 협상력, 판단, 새정연의 정치적 이익 등) 앞세운 것이다.


박영선 - "우리가 집권당이고 150석 이상 가지고 있으면 원하는대로 다 해드리죠."
원하는대로 되고 싶으면 집권시켜 주고 150석 이상 갖게 해달라는 말인가? 유족들, 국민들과 협상하자는 건가? 염치도 없다. 예전에 안해봤나? 새누리당에 밀려서 사학법, 국보법 하나도 손대지 못했으면서 무슨 헛소리인가?
얼마나 형식에 매몰되어 있는 말인가. 제도권 안에서만, 자기가 할 수 있는 방법에만 빠져서 뭔가를 해결하려고 하는 좁은 생각이다. 새정치 국회의원을 모두 이끌고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거리에서 유족들과, 민중과 함께 해도 아무런 문제없다. 이번 일은 그렇게 해도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몇 년 전에 사학법 개정 문제로 국회등원을 거부한 적이 있다. 그것도 다음해 예산을 결정해야 하는 12월 부터 2월까지 3개월 가까이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도 아무일 없었다.
자신들이 비리로 운영하며 가지고 있던 사학을 공공성에 맞춰서 운영하게 하는 사학법 개정을 그렇게 똘똘 뭉쳐서 버틴 것이다. 지금 일은 그때와는 차원이 다른 정의롭고 상식적인 요구이다. 그런데 왜 못하는가? 겁먹은 거다. 민중과 같은 편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과 싸우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이다. 

우경투항주의는 강한 적의 힘에 겁먹고 놀라서 싸우지도 않고 무릎꿇고 항복하는 것을 말한다. 민중의 요구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 요구가 뭔지도 모른다. 민중의 힘을 믿지 못하고 그 힘을 움직이려는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고, 뚜렷하지 않으니 대강 하다가 좀 힘들면 그만두고 항복한다.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미 형식주의, 패배주의, 공명심과 영웅심에 휩싸여 우경투항주의에 빠져 버렸다.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 잘못된 생각,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한다. 뚜렷한 교훈을 찾고 더욱 힘있게 나아가면 좋은 성과로 민중의 삶을 이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진보정치(666호)를 읽고...

<진보정치>는 1주일에 한번 발행되는 통합진보당(이하 진보당) 기관지이다. 666호(8.4~8.10) 11쪽부터 13쪽을 읽고 이 글을 쓴다.

얼마전에 진보정치의 전망을 밝히려는 뜻으로 진보당 안에 '진보정치 평가와 전망위원회' 라는 것이 생겼다고 한다. 진보당의 강병기 경남도당 위원장이 전국단위 책임을 맡았다. 지난 7월28일, 경남지역 진보당 전현직 공직자들이 논의했고 그 내용이 이번에 실린 것이다. 

토론 참여 ;
사회 - 이정희 최고의원(이정희 대표와는 동명이인) 
참여자 - 강영희,송순호 창원시의원, 이길종 전 경남도의원, 김미영 전 진주시의원, 여명순 전 사천시의원, 박유호 통합진보당 창원시위원장, 강병기 경남도당 위원장


전반적으로 대단히 패배적이다. 진보당이 경남지역 선거에서 심하게 패배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해도 좀 심하다.

보통 평가를 하는데 있어서 먼저 해야 할 것은 목표치 달성 정도와 그를 실천한 주체들의 평가이다. 

이들의 평가 속에는 목표 달성 정도가 나오지 않는다. 지금 시점에서 진보당은 이정도, 진보정치는 이정도 되도록 목표를 잡고 활동했는데 어느 정도 까지 왔는지 말이 없다. 목표도 없이 활동한 것인가?   

또 자신이 뭘 했는지에 대한 주체평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치 자신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진보당이란 조직과는 무관한 듯한 발언들이다. 자신이 뭘 했는지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없고 진보당은 이렇다는 식으로 몇 발자국 떨어져서 말한다. 진보당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죽 늘어놓았다. 그런 문제가 벌어지는데 자신은 뭘 했다는 말이 없다.

'경남공직자들은 진보당에 덧씌우진 종북정당, 내란정당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기 위해 당명 개정, 지도부 교체 같은 강도 높은 변화를 요구했다. 또 진보 단결, 진보정치 대통합과 관련해 모 기득권을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헌신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작년, 재작년 진보당 사태때 유심조노 같은 이들이 떠올랐다.)

토론자들을 보 진보당원들에게 의지를 북돋워주고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여 확신을 갖게 하는것이 토론자들 직책에서 해야 할 일이었을 것이다. 자기 지역에 사는 진보당원을 많이 만나 진보당의 입장을 갖게 하고, 그들이 직장, 지역, 생활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신감있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했어야 하지 않을까. 기층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그런 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더 많이 만나려는 노력을 평상시에 얼마나 하는가...(선거때 말고 평상시에) 여러 모임을 만들고, 분과, 분회들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지역위원회에서 무엇을 했는지, 성과는 어떤 것이고 문제는 어떤 것인지 찾아야 하는게 순서이지 않나? 이런 평가를 하지 않으면 당명 개정, 지도부 교체,내란음모 같은 것은 핑계가 되어 버린다. 자신들은 진보당 주체라고, 지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것이다. 집에 불이 나면 제일 열심히, 마지막 까지 불을 끄러 뛰어다니는 게 주인이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기본을 잊은것 같다. 자신의 힘으로, 의지로 뭔가를 하기보단 진보당 지도부만 쳐다보는 것이다. 정치를, 운동의 연장선에 있는 정치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를 운동과 전혀 별개로 생각한다. 정치를 술수 부리는 걸로 생각하는 거다. 

'당이 변화를 보이면서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겠느냐. 지금은 우리와 아무도 손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당 이름도 바꾸고 당의 주 세력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참으로 비주체적인 말이다. 뚜렷하게 말하면 자신과 손잡으려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자신과 같은 지역구에 나오는 다른 후보가 자기를 신경도 안쓴다는 얘기다. 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표가 별볼일 없으니까. 모두가 한자리 차지하려고 목을 걸고 있는데, 자신과 손잡으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안잡겠나? 결국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실력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니 진보당이란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조직 탓을 하는거다. 이런 사람이 자기 표를 갖게 되면? 힘든데 진보당 하겠나.자기 혼자 해도 될 것 같은데...자기 표를, 진보당 표를 만들기 위해 평상시에 뭐하는지...  그런데 누구와 손잡고 싶은가? 궁금해진다. 

'당의 주 세력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아마 이것이 하고 싶은 말이었을 것 같다.

나중에 진보당이 교섭단체 되면 온갖 인간들이 진보당으로 찾아와서 기웃기웃 할 것이다. 특히 주체성 없이 운동판, 정치판에서 관료주의에 빠져서 기생하는 이들은 아주 날뛸것이다.

토론자들이 전반적으로 심각한 패배주의와 사대주의에 빠져있다고 보인다. 경남지역만의 의식흐름일까? 아니면 토론자들만의 사상문제 일까? 혹시 진보당 전체가? 
 
조직이란 사람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자신 조직을 구성하는 한 부분이다. 자신과 동떨어진 조직이란 없다. 내가 주인이라는 입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조직에 몸담을땐 심사숙고해야 한다. 자주적이지 않으면 어떻게 조직안에 민주주의가 구현되겠는가.민주주의가 구현되지 않는데 어떻게 조직의 힘이 집중, 통일되어 일사분란하게, 강력한 힘을 내겠는가. 조폭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