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을 배웠던 기억
신영복 님의 책 <강의>는 2005년에 처음 읽은 것 같다. 여기서 내가 반갑게 읽은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그중 두 편을 앞에 올렸다. 내가 이런 글을 좋아하는 줄은 생각지 못했었는데 아마 유학을 배울 뻔 했던 경험이 작용한 것 같다. 유학을 배우지는 못했다. <소학>도 들어가지 못했으니까. 보통 사서삼경은 읽어야 유학, 성리학 쪽으로 들어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글을 배우면 천자문을 먼저 배웠다.
신영복 선생님의 책에도 나오지만 그때의 공부 방법이란게 지금으로 보면 무지막지한 것이어서 외우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내 기억을 돌이켜 보면, 일단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이런식으로 천자문을 여덟글자씩 배운다. 그리고는 계속 읽게 한다. 반드시 소리내면서 읽게 한다. 한시간씩은 소리내서 읽은 것 같다. 다음날에도 여덟글자를 배운다. 배운 여덟글자를 몇십분 소리내서 읽게 하고는 전날 배운것과 같이 오늘 배운 글자를 읽게 한다. 소리내서 말이다. 계속 이런 식으로 하다보면 책 한 권이 다 되어도 처음부터 계속 읽게 된다. 물론 실제로 이렇게 무식(?)하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기억에 천자문 끝날때 까지도 하루에 읽는 양이 천자문의 사분지 일이나 오분지 일은 몇 번씩 읽었던 것 같다. (나중에 제대로 공부하게 되면 하루에 수천자 이상씩은 읽게 된다고 했는데 ...)
천자문 다음에는 <추구>라는 책을 배웠다. 다섯글자가 댓구로 되어서 한편이 되는 시집이다. 오언절구라고 하는게 이거였는지 잘은 모르겠다. 이 책을 다 배우고 <명심보감>으로 들어갔다. <명심보감>이 끝나면 7천자 정도 알게 된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게 끝나면 <소학>을 배우게 되는데 이때가 지나면 1만 2천자 정도 배운다고 했다. (난 <명심보감>을 마치지는 못하고 끝부분까지만 배웠다. 그때는 나이 서른이 되면 다시 시작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덕분에 한자를 좀 알게 되었지만 그때뿐이었다. 몇년 지나니까 대부분 잊혀졌다.)
소학까지가 글자 배우는 과정이라 했다. 이후에 배우는 사서삼경은 내용이 중요하지 글자 자체는 그다지 어렵거나 새로운게 많지는 않다고 들었다. (그래도 수만자는 될거다)
소리내서 글 읽는 방법, 우리가 TV에서 보는 요상한 음조를 가진 글읽기도 배우게 된다. 어느 정도 '문리'가 싹을 틔우게 되는 시기도 이때라고 한다. 문리란, 당시 선생님 설명으로는 토씨가 없어도, 따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글을 보면 다 이해가 되는 단계라 했다. 띄어쓰기 없이 되어있는 옛글들을 보면 아는 정도 단계. 지금 말로는 직독직해 라고나 할까? 직독직해 보다 고차원적인 설명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나지 않는다. '검색해 봐도 이거였어!' 라는 설명이 나올까 싶다. 문리란 여러 단계로 설명되는 것이다.
예전에 한문을 다른곳에서 배우기 전에는 학교에서 보는 한문시험 25문제에서 4개만 맞은 적도 있었다. 명심보감을 배우고 나서는 거의 만점이 되었었다. 최소한 몇년 동안은....
내가 요즘 영어공부에 관심이 많다. 공부하려고 이것저것 자료를 뒤지다가 예전에 읽었던 책-강의-가 보였다.마음에 와 닿았던 대목도 기억나고... 좀 있으면 영어공부를 할 텐데 영어를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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